"AI 발열, 바람 대신 물로 잡는다" 말레이시아 조호르 '버티브' 액체냉각 공장 르포

"AI 발열, 바람 대신 물로 잡는다" 말레이시아 조호르 '버티브' 액체냉각 공장 르포

전력 포화가 낳은 '하드웨어 배후기지'… 쉼 없이 돌아가는 CDU 생산라인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부지와 전력 포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인접한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가 고밀도 인공지능(AI) 전력 및 냉각 인프라를 직접 제조해 공급하는 거대한 '하드웨어 배후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축구장 2개 반 크기(약 1만 8,400㎡)에 달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열관리 인프라 선도 기업 '버티브(Vertiv)'의 조호르 공장에서는 엔비디아 최신 가속기 등을 탑재한 서버의 열을 식혀줄 대형 냉각수분배장치(CDU) 조립과 품질 검사가 쉴 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곳의 주력 양산 설비인 '버티브 쿨칩 CDU 1350'은 액체냉각 시스템의 성능과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AI 서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발열을 냉각수로 흡수해 외부로 빼내고 과열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며, 글로벌 AI 데이터센터(AIDC) 투자가 폭증함에 따라 아시아 각국 바이어와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글로벌 필수 견학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공랭식 한계 극복한 'D2C 액체냉각'… AIDC 전력 효율화의 핵심 열쇠

최신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뛰면서, 기존 팬을 돌려 바람을 불어넣던 공랭식(공기 냉각) 중심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액체냉각' 방식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과거 5~10㎾(킬로와트) 수준이던 전통적 데이터센터와 달리, 엔비디아의 최신 플랫폼 GB300을 탑재한 고밀도 서버 랙은 전력 밀도가 무려 142㎾에 달해 더 이상 공기의 양만으로는 고출력 열을 식히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위에 열전도율이 높은 냉각판을 직접 부착해 열을 흡수하는 D2C(Direct-to-Chip) 액체냉각 기술이 뚜렷한 대안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버티브의 실증 데이터에 따르면 고밀도 서버 랙 50개를 갖춘 환경에서 기존 공랭식의 75%를 D2C 액체냉각으로 전환하자 전체 전력 소비량이 10.2% 감소하는 압도적인 효율을 입증했으며, 향후 고도화되는 AI 생태계에서 액체냉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