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대항마' 세레브라스, 몸값 39조 원 쾌속 질주… "스페이스X 피하자!"
39조 원 대어 나스닥 출격… 공모가 115~125달러 확정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아설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Cerebras)'가 본격적인 나스닥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수정 상장신청서에 따르면, 세레브라스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2,800만 주의 신규 보통주를 공모하며 최대 266억 2,000만 달러(약 39조 원)의 막대한 시가총액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확정된 주당 공모 희망가는 115달러에서 125달러 사이입니다. 이는 올해 초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았던 230억 달러의 기업가치에 신규 자금 조달분이 고스란히 더해진 수치입니다. 한편, 앤드루 펠드먼 최고경영자(CEO)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상장 후 약 12억 8,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지만, 펠드먼 CEO는 이번 IPO 과정에서 단 한 주의 지분도 매각하지 않고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에 베팅할 계획입니다.
'웨이퍼 통째로 굽는다' 독보적 기술력과 빛나는 흑자 전환
시장이 세레브라스의 39조 원 몸값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는 이들의 독보적인 폼팩터 기술 때문입니다. 웨이퍼를 작게 잘라 칩을 만드는 기존 방식을 깨부수고, 웨이퍼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칩으로 활용하는 '웨이퍼스케일엔진(WSE)' 기술을 앞세워 칩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품귀 현상을 빚는 HBM 대신 속도가 빠른 S램을 탑재해 AI 추론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것이 핵심입니다.
압도적인 기술력은 고스란히 빛나는 실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세레브라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75.7%나 폭증한 5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단순히 덩치만 키운 것이 아니라, 2024년 9.9달러에 달하던 주당 순손실을 단숨에 극복하고 1.38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하며 완벽한 흑자 전환의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보름 만에 속전속결! '스페이스X 블랙홀' 피하기 위한 눈치싸움
이번 세레브라스의 상장 절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입니다. 지난달 17일 최초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지 불과 보름 만에 공모 주식 수와 희망가 등 핵심 조건을 모두 확정 짓는 속전속결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2024년 첫 상장 추진 당시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조사로 상장을 철회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두 번째 도전은 완벽하고 빠르게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꼽는 진정한 '속도전'의 배경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 가능성입니다. 스페이스X라는 초대형 메가톤급 IPO가 시장에 등장할 경우 전 세계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과 관심이 그곳으로 모조리 흡수되는 '블랙홀'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전에 발 빠르게 상장 레이스를 완주하여 실탄을 두둑이 챙기려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