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 붕괴…H20칩 규제 직격탄, 미중 무역전쟁 속 AI 인프라 지형도 변화
100달러 붕괴, 엔비디아 흔들리다
AI 반도체 업계의 대장주 엔비디아가 다시 한 번 무너졌습니다. 현지시간 4월 2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NVDA)는 4.51% 하락하며 종가 기준 96.9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애프터마켓에서도 추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로써 지난 8일 이후 다시 100달러 선이 붕괴된 겁니다.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인 H20칩에 대해 무기한 수출 승인 제도를 적용하며 규제 강도를 높였습니다. 이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합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급 칩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H20칩 규제, 엔비디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H20칩은 성능 면에서는 블랙웰 칩에 비해 다소 낮지만, 고속 메모리 및 기타 칩과의 연결성이 뛰어나 슈퍼컴퓨터나 AI 모델 학습에 최적화된 칩입니다. 특히 딥시크(DeepSeek) 같은 중국 기업이 실제 AI 학습에 사용하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 칩까지 수출을 제한하면서, 엔비디아는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AI 비즈니스를 펼치기 어려운 구조로 몰리게 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인해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수 있으며, 이는 재고, 계약 위약금 등 복합적인 손실을 포함합니다.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여파
엔비디아의 주가가 흔들리자 AMD, 브로드컴, TSMC 등 반도체 관련 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10% 떨어졌습니다. AMD 역시 AI칩 MI308에 대한 수출 제약으로 약 8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이처럼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미중 무역전쟁은 AI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구조적인 리스크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CoreWeave, 새로운 기회 속 존재감 드러내다
이 와중에 월스트리트는 AI 인프라 업계의 새로운 강자 'CoreWeave'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프리스와 스티펠은 CoreWeave에 대해 "AI 컴퓨팅을 안정적으로 확장하고 호스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라며 매수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특히 CoreWeave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OpenAI 등 대형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Nvidia GPU에 대한 우선 접근권과 전용 미들웨어, 베어메탈 쿠버네티스 기능 등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스티펠은 CoreWeave가 2027 회계연도까지 매출이 현재의 8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은 AI 시장에서 인프라 대체 공급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단기 충격 vs 장기 기회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가 하락은 단기적인 충격일 수 있으나, AI 패권 경쟁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신영증권 박상욱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지금 미중 패권 충돌의 중심에 서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관세와 수출제한의 영향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론 기술 리더십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 말합니다.
한편, CoreWeave 같은 신흥 기업들이 빠르게 부상하며, AI 인프라의 탈중국화와 다변화 전략이 실현되는 전환점이 도래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와 산업 구조 변화를 반영하는 경고음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CoreWeave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술이 아닌 정치가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시대입니다. 투자자에게는 더욱 정밀한 시선과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