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시장, 다시 쓰이는 판도… 격변의 2025년
2025년,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이 유례없는 구조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수요의 폭증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거대한 변수 속에서, 각국 주요 기업들이 생존을 건 '합종연횡'에 나섰습니다. 특히 TSMC와 인텔의 협력설, 그리고 글로벌파운드리(GF)-UMC의 합병 시나리오는 시장 전체에 강력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TSMC와 인텔, 미국 중심의 초격차 동맹 가능성
전통적인 경쟁자였던 TSMC와 인텔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공동 운영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TSMC가 인텔 합작법인에 지분을 들고, 일부 핵심 제조 기술을 인텔에 제공할 가능성까지 제기되었죠. 이 시나리오는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은 '칩스법(CHIPS Act)'을 통해 수십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퍼붓고 있으며, 자국 내 생산 비중을 키우고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텔이 TSMC의 기술력을 등에 업는다면, 미국 중심의 반도체 패권은 현실이 됩니다.
하지만 대만 내부에서는 우려가 큽니다. TSMC는 단순 기업이 아니라 대만의 '실리콘 방패'로 여겨졌습니다. 기술이 미국으로 넘어간다면 대만의 전략적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정치적 긴장감도 동반되고 있습니다.
GF와 UMC, 성숙공정에서 '규모의 경제' 노린다
첨단 공정 이슈와는 별개로, 또 다른 큰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GF(미국)와 UMC(대만)**의 인수합병 가능성입니다. 이 둘은 28나노 이상 '레거시 공정'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동차·IoT·산업용 반도체 분야에서 여전히 큰 수요를 유지 중입니다.
양사가 합병에 성공한다면 성숙 공정에서 글로벌 지배력을 확보하고, 중국 SMIC나 화홍반도체 같은 후발 주자들을 견제할 수 있는 ‘중간 허리’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수십조 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 조달, 중국-대만 간 M&A 규제, 문화 통합의 난제는 여전히 장벽입니다.
삼성전자, 첨단·성숙 공정 모두에서 '샌드위치 위기'
이런 글로벌 재편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사면초가에 몰려 있습니다. 2024년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8.1%까지 하락했고, TSMC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3나노 GAA 공정이라는 기술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율과 주요 고객 확보 실패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5년에는 설비 투자 규모를 절반 이상 감축한다는 발표까지 나오며, ‘기술 초격차’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미국 텍사스 신규 공장 가동도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겹치며, 기술·고객·투자 모든 면에서 TSMC-인텔 연합에 밀리는 형국입니다.
전문가 제언: '생존'을 넘어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삼성전자는 단순한 대응이 아니라 전면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술적으로는 3나노와 차세대 공정에서 수율 문제를 극복해야 하며, 고객 측면에서는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를 위한 맞춤형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또한, 미국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정치적 로비 및 정부와의 협력 강화, 혹은 전략적 제휴를 통한 돌파구 마련도 고려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NVIDIA·AMD·퀄컴 같은 대형 고객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파격’이 필요한 때입니다.
맺으며: 파운드리 패권경쟁, 2025년이 결정적 분기점
TSMC-인텔의 잠재적 동맹, GF-UMC의 합병 가능성, 그리고 삼성전자의 투자 감축… 이 세 가지는 단순한 뉴스가 아닙니다. 이는 파운드리 산업의 권력지도가 다시 쓰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AI 시대의 핵심은 결국 고성능 반도체 생산능력입니다. 삼성이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초격차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