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룸서 터진 비공개 설전… '가속론' 젠슨 황 vs '안전론' 아모데이
미국 백악관에 모인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의 최고 거물들이 비공개 회의에서 AI의 잠재적 위험성과 정부 규제 필요성을 두고 날 선 설전을 벌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 오찬 직후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소규모 회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를 향해 AI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경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물으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황 CEO는 과도한 공포 조장이 미국의 AI 도입을 늦추고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기술 진보와 안전 확보는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이에 아모데이 CEO는 AI 모델의 능력이 발전할수록 사이버 공격, 생물학적 위협, 일자리 감소 같은 심각한 파급력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위험을 축소하지 않고 대중에게 솔직하고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기존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까지 가세해 외부 규제 기구를 신설하기보다 각 기업이 합의한 원칙을 충실히 지키는 자율적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앤트로픽과 오픈AI, 구글이 추진했던 금융권 형태의 자율규제기구 설립 구상 역시 황 CEO와 저커버그 CEO, 일론 머스크 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전달하면서 무산된 바 있어, 이번 설전은 기술 확장을 외치는 '가속론'과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안전론'의 깊은 갈등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법적 구속력 뺀 '슈퍼지능 협약' 체결… 겉은 화합, 속은 주도권 셈법 복잡
치열한 비공개 충돌과 달리, 언론 앞에 선 공식 석상에서는 전면적인 갈등 대신 봉합된 화합의 제스처가 연출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엔비디아, 메타, 구글, 앤트로픽, 오픈AI, xAI 등 주요 6개 사가 참여하는 '백악관 슈퍼지능 협약(프런티어 책임에 관한 공동 약속)'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 협약은 강제적인 법적 규제를 도입하는 대신 기업의 책임 의식에 기댄 '도덕적 구속력'을 기반으로 하며, 내부 위험 감시 체계 가동, 전담 안전 조직 운영, 이사회 감독 및 외부 감사 등을 골자로 합니다.
위반 기업에 대한 법적 제재나 강제 이행 수단이 빠지면서 사실상 빅테크들의 자율 규제 요구가 전면 반영된 셈이지만, 양측의 타협 기류도 함께 감지되고 있습니다. 행정부 내 주요 인사들이 이번 회동을 매우 건설적인 자리로 평가한 가운데, 아모데이 CEO 역시 행사 직후 "정부와 업계가 협력하면 안전하게 승리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아모데이와의 사전 만찬 회동을 진행하는 등 우호적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AI 모델의 성능이 통제 범위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법적 규제 없이 자율성에 기댄 이번 백악관 협약이 치열한 기술 패권 다툼 속에서 실질적인 안전망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