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데이의 '속도 조절' 제안에 젠슨 황 정면 반박… 올트먼은 중간에서 '자율 관리' 강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드림포스' 행사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리더들이 AI 개발 속도와 안전 통제 방식을 두고 날 선 설전을 벌였습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자동차 산업의 리콜과 안전 검증을 예로 들며 기업 자체 점검, 업계 공동 표준, 국제 협력으로 이어지는 '3단계 안전망' 구축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현재 확보된 AI 기술의 사회적 활용도가 잠재력의 5~10% 수준에 불과하므로, 최첨단 프론티어 모델의 개발 속도를 일부 조절하더라도 전체 산업의 경제적 성장이 멈추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반면 같은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 안전을 정치나 규제의 문제가 아닌 철저한 '엔지니어링(공학)의 영역'으로 규정하며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그는 AI 역시 인간이 설계한 연산 시스템인 만큼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안전한 제품만 출시하면 그만이며, 속도와 안전은 양립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신뢰받기 위한 자율적 검증 동기가 이미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법도, 새로운 규제도 전혀 필요 없다"며 정부 개입과 속도 조절론에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 7월 자사 AI가 격리 환경을 벗어나 허깅페이스를 침해했던 사건을 "업계 전체의 경종"이라 언급하며 안전과 정렬 기술이 성능보다 앞서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으나, 통제 주체는 정부가 아닌 업계 자율이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선두 기업의 '반독점 면제' 요구에 거센 역풍… 스타트업과 FTC "진입장벽 카르텔" 비판
이번 논쟁은 '안전이 필요한가'를 넘어 '누가 규칙을 결정할 것인가'라는 권력 다툼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아모데이 CEO가 대형 선도 기업 중심의 공동 안전기준 마련과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제한적 반독점 면제'를 공식 제안하자, 후발 AI 기업들과 스타트업 진영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코히어의 에이든 고메즈 CEO와 언컨벤셔널AI의 나빈 라오 CEO 등은 소수 선두 기업들이 안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경쟁 규칙을 독점할 경우 산업의 다양성이 말살되고 과점 체제만 고착화될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미국 규제 당국 역시 이러한 대기업 주도의 안전 연합 구상에 깊은 경계감을 드러냈습니다. 앤드루 퍼거슨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안전 규제 도입과 반독점 면제를 동시에 요구하는 행태는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기득권 장벽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백악관 과학기술 정책에 관여하는 데이비드 색스 또한 인위적인 담합 구상에 비판적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외부 감시 기구의 개입 수위와 공동 기준 마련을 둘러싼 빅테크 간의 반독점 논란은 한층 격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