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손실은 못 참아" 엔비디아, K전력에 '800V 직류' 인프라 전격 요구
"전력 확보가 생명줄"… 韓 전력업계 문 두드리는 글로벌 빅테크
AI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력 확보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습니다. 기존 전력망 확충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한 빅테크들은 직접 전력망 설계도를 들고 한국의 전력기기 업체들을 찾아와 물량 확보를 읍소하는 이례적인 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AWS는 최근 국내 기업인 LS일렉트릭과 1,700억 원 규모의 전력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발 빠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가 연간 400조 원 규모로 팽창하는 가운데, 단순히 전력을 많이 확보하는 것을 넘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프라 선점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새로운 판도, '800V 직류(DC)' 시대 개막
이 치열한 효율 경쟁 속에서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가 전력 인프라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화두를 던졌습니다. 최근 엔비디아는 국내 주요 전력기기 업체들에게 데이터센터용 인프라를 기존의 교류(AC) 방식이 아닌, '800V 수준의 직류(DC)' 기반으로 설계해 달라고 파격적인 요청을 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외부의 교류 전력을 받아 직류로 바꾸고, 다시 교류로 변환해 서버로 전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이 단계마다 2~3%의 뼈아픈 전력 손실이 발생합니다. 엔비디아는 AI 서버의 막대한 전력 소비를 감당하기 위해, 아예 전력 공급의 첫 단계부터 직류로 설계하여 이 낭비되는 비효율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과감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표준을 넘어선 '엔비디아 표준', 남겨진 인프라 과제
사실 전력업계에서 직류 전환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있었지만, 기존 교류 중심의 송전망 구조와 혼재된 배전망 탓에 선뜻 나서기 힘든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800V 직류'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지지부진하던 직류 기반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이 단숨에 급물살을 타며 실질적인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35년 무려 1,300TWh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직류 시스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 입을 모읍니다. 다만 이 거대한 생태계가 완전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업의 주도를 넘어 글로벌 전력기기 업계 전반의 공격적인 기술 개발과 막대한 인프라 재투자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